놀이공원에서 줄을 섰다가 막상 타보니 "이게 뭐야…" 싶었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새로 생긴 '콩X고질라 : 더 라이드'를 타고 나서, 처음에는 살짝 멍했습니다. 예상과 달랐거든요. 하지만 나오면서 드는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건 단순한 놀이기구가 아니었습니다.

다크라이드란 무엇인가, 그리고 첫인상
'콩X고질라 : 더 라이드'는 다크라이드(Dark Ride)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다크라이드란 어두운 실내 공간을 특수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조형물, 영상, 음향, 진동 등 복합 자극을 통해 서사를 체험하는 방식의 어트랙션입니다. 롤러코스터처럼 속도와 낙하로 스릴을 주는 구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제가 직접 타봤는데, 처음에는 "생각보다 조용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속도감을 기대하고 탔다면 분명히 실망할 수 있는 구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차량이 갑자기 방향을 틀면서 22m짜리 초대형 스크린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바람이 들어오고, 진동이 좌석에서 느껴지고, 소리가 사방에서 쏟아집니다. 롤러코스터가 몸이 반응하는 체험이라면, 이건 감각 전체가 반응하는 체험이었습니다.
8인승 무궤도 차량이 약 11분 동안 320m를 이동하는 동안, 저는 영화 한 편을 짧게 살고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무궤도 방식이란 레일 없이 프로그래밍된 경로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방식으로, 차량 방향과 동선이 고정되지 않아 같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연출이 가능합니다.
몬스터버스 IP와 어트랙션의 결합
이 시설의 또 다른 핵심은 몬스터버스(MonsterVerse) IP를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몬스터버스란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브라더스가 공동으로 구축한 영화 세계관으로, 고질라, 킹콩, 모스라 등 유명 괴수들이 하나의 세계 안에서 공존하는 프랜차이즈입니다. 2014년 고질라 리부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어트랙션은 테마파크 업계에서 이미 오래된 전략입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해리포터 구역이나 닌텐도 월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롯데월드가 이번에 선택한 방식은 단순히 캐릭터 조형물을 세워두는 수준이 아닙니다. 굿즈숍, 포토존, 어트랙션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하여 입장부터 퇴장까지 소비 흐름을 설계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포토존 앞에서 자연스럽게 멈추게 되고, 기념품 가게는 출구 바로 옆에 있습니다.
롯데월드는 투자 규모를 단일 어트랙션 역대 최대라고만 밝혔고 정확한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규모가 적절한지를 두고 보는 시각이 다양한데, 저는 규모 자체보다 이걸 어떤 방향으로 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전략으로서의 의미
롯데월드가 이 시설을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한 국내 재방문율 상승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장 당일부터 외국인 이용객들이 콩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이미 몬스터버스라는 글로벌 콘텐츠를 소비한 팬들이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103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 대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테마파크는 그 자체로 관광 목적지가 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 닌텐도 월드 개장 이후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크게 늘어난 사례가 있는 것처럼, 롯데월드도 같은 방정식을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트랙션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을 이머시브 엔터테인먼트(Immersive Entertainment)라고 부릅니다. 이머시브 엔터테인먼트란 관람객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이야기 속으로 직접 들어가 오감으로 체험하는 방식의 엔터테인먼트를 의미합니다. 전 세계 테마파크 시장이 이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글로벌 테마파크 전문 조사기관 테아(TEA)와 AECOM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이머시브 어트랙션이 방문객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 바 있습니다(출처: AECOM 테마파크 보고서).
실제로 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제 경험상 이건 좀 미리 알고 가면 체감이 달라집니다. 몇 가지 현실적인 포인트를 정리해 드립니다.
- 속도감보다 영상과 연출이 중심인 기구입니다. 빠른 낙하나 급격한 회전을 기대하면 기대치를 낮추는 게 좋습니다.
- 어두운 공간과 갑작스러운 진동·소음이 반복되므로, 영상 멀미(시각적 움직임과 신체 감각의 불일치로 오는 어지러움)에 민감한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 어린 자녀를 동반한다면 어두운 공간에 대한 반응을 먼저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조형물 크기와 음향 볼륨이 꽤 있는 편입니다.
- 신규 어트랙션 특성상 대기 시간이 예측이 어렵습니다. 롯데월드 공식 홈페이지나 앱에서 당일 운영 여부와 대기 현황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킹콩이나 고질라 시리즈를 잘 모르는 분들도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저도 시리즈를 모두 챙겨본 편은 아닌데, 장면 자체의 스케일과 연출만으로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배경지식이 있으면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더해질 것 같습니다.
이 시설을 두고 "그냥 비싼 4D 영화 아니냐"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롯데월드가 노린 것은 짜릿함의 강도가 아니라, 걷고 찍고 타고 사는 전 과정을 하나의 경험으로 묶는 것이었습니다. 그 발상의 전환이 이 어트랙션을 단순한 놀이기구 이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문을 고려 중이라면 속도감보다 몰입감에 기대치를 맞추고 가시길 권합니다. 그래야 나올 때 "아, 이런 거였구나" 하는 만족감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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