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보유세 양도세 인상 (세제개편, 등록임대, 매물잠김)

by 유뽀리아 2026. 6. 22.

솔직히 이번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제가 느낀 건 "또 시작이구나"였습니다. 반도체 성과급이 집값을 끌어올린다며 보유세·양도세 인상이 기정사실처럼 보도되는데, 제 경험상 이런 발표는 확정안과 방향 제시 사이 어딘가에 있을 때가 많습니다. 정책 내용과 시장 반응을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보유세,양도세 인상(세제개편, 등록임대, 매물잠김)

세제개편 방향: 팩트와 시나리오를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6월 20일 SNS에 올린 글의 핵심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는 문장입니다. 이 발언 자체는 확인된 사실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보유세가 서구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기사들을 비교해 읽으면서 느낀 건, 방향과 확정안을 섞어 쓰는 보도들이 꽤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인상 기정사실화'라는 제목이 달렸지만, 세율이나 대상, 시행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7월 세제개편안에 담길 구체 방안은 현재 재정경제부 검토 단계입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명목 세율을 건드리지 않고 과세 기준금액을 올려 실질 세 부담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장특공제란 일정 기간 보유·거주한 부동산을 팔 때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세금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10년 이상 보유·거주 시 최대 80%까지 공제되는데, 실거주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자는 논의가 유력합니다.
  • 등록임대주택 세제 혜택 단계적 축소: 의무임대기간 종료 후 일정 기한 안에 팔면 기존 혜택을 인정하되, 기한을 넘기면 혜택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당근과 채찍' 방식이 거론됩니다.

여기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공시가격에 곱해서 실제 과세표준을 산출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비율이 높아질수록 같은 공시가격이라도 세금이 더 많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1주택 실거주자도 이 비율이 바뀌면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어,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 부담 최소화"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입니다.

OECD 자료를 보면 한국은 부동산 거래세 비중이 높고 보유세 비중이 낮은 국가로 분류됩니다. 거래 때 세금을 많이 내는 구조는 오히려 매물 잠김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출처: OECD). 이번 세제 개편이 그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구조적으로 옳은 논의라고 봅니다.

등록임대주택과 매물잠김: 기대와 현실 사이

임광현 국세청장은 2018~2020년 사이 등록된 서울 아파트 6만8천 가구가 세제 혜택 손질로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약 2만5천 가구는 이미 의무임대기간이 끝났고, 나머지 4만3천 가구도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됩니다.

여기서 매물잠김이란 세금 부담이나 혜택 유지 때문에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의무임대기간이 끝났는데도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계속 적용되니, 굳이 팔 이유가 없어지는 구조입니다. 이걸 해소하면 매물이 늘어나리라는 기대는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런 수치는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6만8천 가구 전체가 시장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미 처분된 물량도 있으며, 대부분 세입자가 거주 중이라 집주인이 바뀐다고 해서 신규 주택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 "드디어 집값이 내려가나" 기대하는 분들도 계신데, 실제로는 임대 공급이 줄거나 세입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봐야 합니다.

등록임대사업자들의 반발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4년 혹은 8년간 연간 임대료 인상률을 5% 이하로 묶고 의무기간을 지킨 대가로 받은 혜택인데, 기간이 끝난 뒤에 소급 적용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줄이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리는 법적으로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정부는 '부진정 소급' 논리로 대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진정 소급이란 과거에 완결된 사실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상태에 새 법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공익 목적이 충분하면 허용될 수 있다는 법리입니다.

또 한 가지,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올리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짚어야 합니다. 보유세는 계속 갖고 있는 비용을 높여 매도를 유도하는 방향이지만, 양도세를 동시에 올리면 팔 때의 비용도 커져 오히려 버티는 쪽이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자유기업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보유세 인상분이 전월세 가격에 전가되어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출처: 자유기업원). 제가 직접 이 보고서를 읽어봤는데, 거래세 인하와 공급 확대를 병행해야 효과가 난다는 지적이 꽤 설득력 있었습니다.

반도체 성과급이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분석도 일부는 맞고 일부는 과한 측면이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 사이에서 "일부 고액 성과급 사례를 마치 전 직원의 구매력처럼 말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해됩니다. 집값은 공급 부족, 교통 개발, 금리, 대출 규제, 규제지역 풍선효과가 함께 작용하는 복합 현상입니다. 성과급 하나로 설명하려는 것은 단순화의 오류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세제개편 논의의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비거주 고가주택과 다주택 장기보유의 기대수익을 낮추고, 생산적 투자로 자금을 유도한다는 발상은 구조적으로 맞습니다. 다만 세금으로 집값을 단번에 잡는다는 기대는 위험하고, 실거주자 보호와 납부유예, 경과조치, 거래세 완화, 임대차 안정과 공급 확대를 한 묶음으로 설계해야 실효성이 생깁니다. 7월 세제개편안이 나오면 '방향 제시'와 '확정안'을 다시 한번 분리해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지금은 시나리오 단계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세무·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세금 관련 결정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81061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96709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쉬운 접근, 진짜만 전달하는 이슈 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