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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캉스 캠페인 (내수관광, 워케이션, 지역경제)

by 유뽀리아 2026. 7. 4.

올여름 해외 패키지 대신 국내 여행을 선택하면 정말 애국하는 걸까요? 저는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솔직히 좀 불편했습니다. 캠페인 하나로 국내 여행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는 걸 경험상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26년 7월 초,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K-바캉스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캠페인의 실체와 그것이 실제 여행 선택에 미칠 영향을 짚어보겠습니다.

K-바캉스 캠페인(한국관관공사, 한강공원, 내수관광, 워케이션, 지역경제)

한강공원에서 열린 K-바캉스 캠페인, 실제로 뭘 했나

한경협은 오늘 7월 4일 한국관광공사, 한국어촌어항공단과 함께 '두근두근 K-바캉스 캠페인'을 개최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양수산부가 후원한 이 행사는 올해로 2회째입니다. '여행은 가깝게, 내수는 뜨겁게'라는 슬로건 아래 가족 단위 방문객이 참여해 체험 행사와 경품 이벤트를 즐겼습니다.

제가 눈여겨본 건 행사 구성입니다. 한경협의 '8초 잡고, 전국 8도 가자!' 스톱워치 게임에서는 최대 20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했습니다. 여기서 온누리상품권이란 전통시장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소비가 지역에서 직접 순환되도록 설계된 도구입니다. 단순 현금 경품보다 내수 자극 효과가 높다는 점에서 상품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 관광명소 발굴 100×100 프로젝트' 국민투표 홍보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여기서 100×100 프로젝트란 전국 100곳의 숨은 관광명소를 국민이 직접 추천하고 투표로 선정하는 방식의 관광 콘텐츠 발굴 사업입니다. 저는 이 방식이 관광공사가 일방적으로 관광지를 홍보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역 주민이 추천한 곳이 여행자 입장에서도 더 진짜 같은 경험을 줄 때가 많으니까요.

한국어촌어항공단은 핀볼 게임을 활용한 '4가지 테마 어촌여행' 체험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컵라면을 경품으로 나눠주는 소소한 방식이었지만, 어촌여행이라는 비교적 낯선 카테고리를 게임으로 접근시킨 발상은 제 경험상 꽤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관심 없던 목적지도 신체 경험과 결합되면 기억에 훨씬 오래 남거든요.

이번 캠페인에서 제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행사장 밖에 있었습니다. 한경협이 회원사에 발송한 협조 공문 내용입니다.

  • 연차휴가 사용 촉진 및 국내 여행 장려
  • 농·산·어촌 및 지역 관광지 방문 권장
  • 워케이션 활성화
  • 워크숍·단체행사의 국내 관광지 활용
  • 포상 성격의 해외 연수를 국내 여행으로 전환

워케이션(Workation)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개념으로, 일반적인 사무실 대신 여행지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 방식입니다. 단순히 쉬러 가는 여행이 아니라 업무와 여행을 병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업이 제도적으로 지원하면 직원의 여행 비용 부담이 줄고 지역 체류 기간도 길어집니다. 내수 진작 측면에서 일회성 관광보다 효과가 큽니다.

캠페인이 실제 여행 선택을 바꿀 수 있을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캠페인에 반쯤 회의적입니다. 행사 하나로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돌아오기는 어렵다는 걸 매년 실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 출국자 수는 약 2,860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이 수치가 말해주는 건 단순한 여행 취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 여행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로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숙박비·교통비를 합치면 동남아 단기 패키지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둘째, 국내 관광지의 콘텐츠 밀도가 여전히 얇습니다. 셋째, 성수기 예약 경쟁과 혼잡도가 여행 경험의 질을 낮춥니다. 제가 직접 여름 성수기에 강원도 숙소를 예약해보니, 비슷한 가격에 발리 리조트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 이후 국내 여행을 선뜻 선택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솔직한 속내입니다.

캠페인의 접근법이 흥미로운 지점은 여기서 나옵니다. 이번 캠페인은 개인 소비자에게 "국내로 가세요"라는 구호만 외치지 않고, 기업 단위 소비를 유도하는 B2B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B2B(Business-to-Business)란 기업과 기업 사이의 거래·협력 방식을 뜻하는데, 이 문맥에서는 한경협이 회원사들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해 기업의 단체 소비를 국내 관광지로 유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기업 워크숍 한 번이면 수십 명이 동시에 특정 지역에서 숙식·식사·체험을 소비합니다. 개인 관광객 수십 명을 따로 끌어오는 것보다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훨씬 클 수 있습니다.

다만 실효성은 회원사들의 실제 참여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협조 공문은 권고이지 의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형태의 공문은 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제 예산 집행으로 이어지려면 세제 혜택이나 비용 보조 같은 구체적 인센티브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진흥개발기금 운영 현황을 보면, 기업 단위 국내 관광 지원 예산은 아직 개인 여행 지원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점도 개선 여지가 있습니다(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캠페인의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애국 소비'보다 '휴가 지출의 국내 잔류'라는 관점으로 접근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구호와 이벤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워케이션 인프라 확충, 지역 숙박 가격 안정화, 국내 여행 콘텐츠의 질적 개선이 병행되어야 이 캠페인이 다음 해에도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 캠페인이 진짜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2~3년 뒤의 국내 여행 지출 통계가 말해줄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한강공원 행사에서 온누리상품권을 받아간 사람들이 올여름 국내 여행을 예약했는지, 저는 솔직히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기업 회원사의 단체 소비를 국내로 돌리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시도는 계속 지켜볼 만합니다. 이번 여름휴가를 고민 중이라면, 일단 한국관광공사의 100×100 프로젝트 투표 결과부터 한번 훑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모르고 있던 목적지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2/000088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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