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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브리핑

홍명보 법인카드 (소명절차, 내부통제, 신뢰문제)

by 유뽀리아 2026. 7. 30.

직장생활 10년 넘게 하다 보면 법인카드 한 번쯤은 써보게 됩니다. 저도 처음엔 "영수증만 잘 챙기면 되겠지" 싶었는데, 실제로는 결제 장소와 날짜, 참석자까지 꼼꼼하게 소명해야 하는 구조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택 근처에서 1년 10개월간 법인카드로 1,406만 원을 결제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금액보다 절차 쪽이 먼저 눈에 걸렸습니다.

홍명보 법인카드 (소명절차, 내부통제, 신뢰문제)

소명절차 없이 넘어간 1,400만 원

대한축구협회(KFA)의 법인카드 사용 지침에는 휴일이나 협회 본부에서 먼 지역에서 카드를 사용할 경우 소명서(Justification Document)를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소명서란 업무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여 지출의 정당성을 사후에 입증하는 문서입니다. 쉽게 말해, "이 돈이 왜 쓰였는지"를 글로 남기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홍 전 감독의 경우 어린이날, 현충일, 광복절 같은 공휴일에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자택 인근 호텔과 정육식당, 해장국집에서 수십만 원씩 결제가 이뤄졌고, 협회는 해당 결제들에 대한 소명서를 별도로 제출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협회 측은 영수증에 참석자와 인원이 기재돼 있고 월 1회 사용 내역을 점검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저도 일하면서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조직에서는 사무실에서 5km만 벗어나도 사유를 적어야 했거든요. 영수증에 참석자 이름을 적는 건 기본이고, 그게 소명서를 대체한다는 논리는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영수증 기재는 사실 확인용이고, 소명서는 업무 목적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별개 서류입니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 논란에서 짚어봐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KFA 내부 규정상 예외적 결제에는 소명서 제출이 의무화돼 있음
  • 공휴일 포함 결제임에도 소명서 수령 기록이 없음
  • 협회는 영수증 참석자 기재와 월간 점검으로 갈음했다는 입장
  • 현재 공개된 내역만으로는 결제의 업무 관련성을 건별로 확인할 수 없음

내부통제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했는가

내부통제(Internal Control)란 조직 내 규정과 절차가 실질적으로 지켜지는지 감시하고 검증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단순히 규정이 문서로 존재하는 것과, 그 규정이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KFA는 과거에도 법인카드 부적정 사용으로 공식 사과를 한 전력이 있습니다(출처: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그 이후에도 비슷한 구조의 문제가 반복됐다면, 이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의 허점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그 편에 가깝습니다.

월 1회 점검이라는 사후 검증(Post-hoc Verification) 절차도 문제입니다. 사후 검증이란 지출이 발생한 이후에 적정성을 확인하는 방식인데, 이 방식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이상 결제를 걸러낼 기준이 명확하고, 그 기준에 따라 실제로 추가 소명을 요구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사례를 보면 월간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지출 증빙(Expenditure Evidence) 측면에서도 영수증의 참석자 기재만으로 업무 목적을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지출 증빙이란 특정 비용이 업무와 관련된 정당한 목적으로 사용됐음을 입증하는 자료 전반을 뜻합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기관 및 공익법인의 법인카드 관리 기준으로 사용 목적, 참석자, 업무 연관성을 모두 기재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민권익위원회). 영수증 한 장이 이 모든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제 경험상의 판단입니다.

신뢰문제, 금액이 아니라 공정성에서 시작된다

이 사안을 두고 "1,400만 원이 큰 금액이냐"는 반응도 있고, "자택 근처라고 무조건 문제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도 공개된 내역만으로 모든 결제가 사적으로 쓰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당 근처에서 이뤄진 업무 미팅이나 선수 관련 면담이 실제로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금액이나 장소가 아닙니다.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됐는가, 하는 신뢰 문제입니다. 조직 내 일반 직원이 공휴일에 자택 근처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썼다면 소명서 제출 없이 그냥 넘어갈 수 있었을까요. 제 경험상 그건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엄격하게, 누군가에게는 유연하게 적용되는 규정은 규정으로서 의미를 잃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예외적 결제에 대한 증빙과 점검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홍명보 개인의 식사비 문제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승인 체계와 사후 검증이 실제로 작동하는 구조인지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번 논란이 남기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KFA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규정집 안에만 존재했던 건 아닌지, 그리고 앞으로는 예외 없이 작동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또는 회계 조언이 아닙니다. 법인카드 관련 규정의 해석이나 적용은 해당 기관의 내규와 전문가 의견을 기준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v.daum.net/v/2026072821364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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