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한동안 종부세를 '강남 부자들 이야기'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올해 주변에서 1주택자인 지인이 세금 낼 돈을 마련하려고 은행을 찾았다는 말을 듣고, 이건 남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실수요자에게까지 번지고 있는 지금, 세금이 어떻게 대출로, 대출이 어떻게 임대료로 전가되는지 제가 이해한 대로 풀어보겠습니다.
공시가격 급등이 만들어낸 세금 대출의 악순환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18.67% 상승했습니다. 전국 평균인 9.16%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특히 강남 3구는 집값 상승률이 24%를 웃돌았으니, 그 지역에 집 한 채만 가진 실거주자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 됐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여기서 공시가격이란 국가가 공식적으로 산정하는 부동산 가격으로,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각종 보유세의 과세표준이 됩니다. 쉽게 말해 이 숫자가 올라가면 세금 계산의 출발점 자체가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더 복잡한 건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는 개념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공시가격에서 실제로 세금을 매기는 금액을 산출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정부가 이 비율을 높이면 같은 공시가격이라도 세 부담이 더 가중됩니다. 현재 정부가 세제 개편안에서 이 비율과 최고세율을 동시에 올리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자, 은행 창구로 향하는 집주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세금 납부를 위해 신용대출을 알아보는 심리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목돈이 갑자기 빠져나가는 게 무섭기 때문입니다. 담보대출이든 신용대출이든 세금 때문에 빚을 내는 상황 자체가 이미 비정상적인 부담을 의미합니다. 고금리 시대에 대출 이자까지 얹히면 체감 비용은 훨씬 커집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시가격 상승 → 종부세·재산세 과세표준 동반 상승
- 공정시장가액비율 및 최고세율 인상 검토 → 세 부담 추가 가중 가능성
- 세금 납부를 위한 신용대출·담보대출 상담 급증 (1주택자 포함)
- 고금리 환경에서 세금 대출은 이자 부담까지 이중으로 작용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세표준 구간은 2009년 이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 사이 서울 집값은 몇 배 올랐으니 세제 개편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걱정하는 건 개편의 방향성입니다.
보유세 강화가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구조, 매물잠김까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보유세 강화를 두고 많은 분들이 "집주인이 세금 더 내면 그만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통상 보유세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집주인은 이를 매매가나 전세·월세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이를 조세전가(Tax Shifting)라고 합니다. 조세전가란 세금 부담을 납세 의무자가 직접 지는 대신 임대료나 가격 인상을 통해 다른 경제 주체에게 넘기는 현상을 뜻합니다. 결국 집주인의 세금이 세입자의 월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부분이 이번 논란에서 가장 간과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보유세 강화를 찬성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취지 자체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거래세인 양도소득세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보유세만 강화하면 집을 팔지도, 버티지도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매물잠김 현상이 발생합니다. 매물잠김이란 집주인이 양도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도를 미루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매물이 줄면 가격 경직성이 높아지고, 거래량 자체가 위축됩니다. 이 상태에서 보유세까지 오르면 집주인은 세 부담을 임대료에 얹어 버티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생각에 이 사안의 핵심은 종부세가 많다 적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취득·보유·양도 세 단계가 유기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채 보유 단계에만 부담이 집중될 때 생기는 부작용입니다. 재산세와 종부세 과세표준 구간 세분화와 세율 인상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달 말 공개될 세제 개편안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출처: 기획재정부).
그 시점이 지나면 실수요자와 세입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영향이 가시화될 것입니다. 집이 있는 분이라면 이미 오를 공시가격과 개편 가능성을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정책은 보유·거래·임대 시장을 한꺼번에 움직입니다. 세금 하나가 오르면 대출이 늘고, 대출이 늘면 임대료가 올라가는 연쇄 구조를 지금 우리가 직접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 발표될 세제 개편안이 이 연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지금 당장 본인의 공시가격과 예상 세액을 국토교통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서 확인해 두는 것이 첫 번째 실천입니다. 남 얘기라고 미뤄두기엔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세무·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세금 및 대출 상담은 반드시 전문가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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