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통행료 혜택이 "차 주인만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이번 개정은 그 상식을 꽤 흔들어놓습니다. 7월 28일부터 「유료도로법 시행령·시행규칙」이 바뀌면서 장애인·유공자의 렌트·리스 차량 감면이 공식화됐고, 다자녀가구 주말 할인도 처음 도입됩니다. 제가 이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게 왜 이제야"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렌트·리스 차량도 감면 받는다는 게 사실인가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은 본인 명의 차량에만 해당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주변에서 렌트카를 장기로 쓰는 분들이 "어차피 나는 해당 안 된다"며 포기하는 걸 여러 번 봤습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그 전제가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1년 이상의 장기렌트·리스 계약을 맺은 장애인 또는 국가유공자라면, 본인 소유 차량이 아니더라도 기존과 동일하게 통행료의 50~100%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장기렌트란 단순히 며칠 빌리는 단기 렌터카가 아니라,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 차량 임차 계약을 의미합니다. 실질적으로 해당 차량을 생활 교통수단으로 쓰는 이용자를 감면 대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변화는 "제도가 현실을 따라잡는" 신호입니다. 차량 소유 비용 부담 때문에 리스나 렌트를 선택하는 장애인 가구가 실제로 늘고 있는데, 기존 제도는 그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그 사각지대가 일부 해소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감면 적용을 위한 핵심 조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감면 대상: 장애인 또는 국가유공자 본인이 계약자인 경우
- 계약 조건: 렌트·리스 계약 기간이 1년 이상
- 감면율: 장애 등급 및 유공자 구분에 따라 50~100%
- 적용 방법: 하이패스카드 사전 등록 필요
다자녀 할인, 체감이 있을까
다자녀가구 통행료 할인은 이번에 처음 생긴 제도입니다. 미성년 자녀 3명 이상 가구는 주말과 공휴일에 20%, 2명 가구는 10% 할인을 받습니다. 3자녀 이상은 7월 28일부터, 2자녀 가구는 시스템 구축 일정에 따라 8월 22일부터 적용됩니다.
"10~20%가 얼마나 체감이 되겠어"라는 반응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계산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름 휴가철에 왕복 3만 원대 고속도로 구간을 이용한다고 하면, 3자녀 가구 기준으로 왕복 6천 원 가까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가족 단위로 이동이 잦은 분들이라면 한 달 기준으로는 꽤 의미 있는 금액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할인은 한시적 감면(2026년 7월 28일~2029년 8월 21일, 3년간) 형태로 운영됩니다. 여기서 한시적 감면이란 법령 개정 없이 정해진 기간 동안만 효력이 유지되는 행정적 특례를 뜻합니다. 기간 내 성과를 보고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이 부분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3년이라는 기간이 정책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제도가 정착되기에는 짧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통계청). 이런 상황에서 다자녀가구 이동 비용 지원은 단순한 교통 정책이 아니라 저출생 대응 정책의 연장선으로도 읽힙니다. 통행료 10~20%가 출산율을 바꾸진 않겠지만, 다자녀 가구에 실질적인 비용 부담 완화가 축적되는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민자고속도로 제외, 그리고 "알아야 받는 혜택"의 문제
제가 이 제도에서 가장 아쉽게 보는 부분이 여기 있습니다. 다자녀 할인은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에만 적용됩니다. 민자고속도로(민간투자고속도로)는 제외됩니다. 여기서 민자고속도로란 정부 예산이 아닌 민간 사업자의 투자로 건설·운영되는 고속도로로, 수도권 주요 구간 다수가 이에 해당합니다. 수도권에서 자주 이용하는 구간 중 상당수가 민자고속도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에 따라 체감 혜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신청 절차입니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하이패스 단말기와 등록된 하이패스카드가 필요합니다. 하이패스 단말기란 요금소를 통과할 때 카드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차량 탑재형 통행료 정산 장치를 뜻합니다. 현금이나 미등록 카드로 통과하면 할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자녀 할인의 경우 국토교통부 또는 한국도로공사 시스템에 가족관계 정보를 사전 등록해야 하며, 이 절차를 모르면 혜택을 아예 받지 못합니다.
국토교통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개정은 「유료도로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7월 28일부터 공식 시행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하지만 제도가 아무리 잘 설계돼 있어도, 신청 방법을 모르면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알아야 받는 혜택"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변화가 말하는 것: 이동 기준이 바뀌고 있다
저는 이번 개정을 단순히 통행료를 조금 깎아주는 정책으로 보지 않습니다. 교통복지(transport welfare)의 기준이 차량 소유에서 실제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교통복지란 이동권을 소득·신체 조건에 관계없이 보장하는 공공 서비스 개념으로, 선진국 교통 정책의 핵심 가치 중 하나입니다.
렌트·리스 차량 이용자를 감면 대상에 포함한 것은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누가 실제로 그 차를 타고 있는가"를 묻기 시작한 것입니다. 차 소유 여부가 아니라 이동의 필요와 현실을 기준으로 삼기 시작한 첫 번째 공식 조치라는 점에서, 제가 이 부분을 의미 있게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자녀 할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말·공휴일 한정이라는 제약이 있고, 민자고속도로 제외로 실질 적용 범위가 좁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습니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수와 이동 비용을 연결"하기 시작했다는 방향성 자체는 앞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 개정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이라면, 지금 바로 하이패스카드 등록 여부와 사전 신청 절차를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3자녀 이상은 7월 28일부터 즉시 적용되고, 2자녀 가구는 8월 22일이 기준입니다. 제도는 이미 열려 있는데, 신청만 하지 않으면 혜택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구체적인 감면 적용 기준과 신청 방법은 한국도로공사 공식 채널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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